아내가 깊은 병에 걸렸다는것도 바깥일을 보고 돌아오면 죽은 듯이 잠들어 있던 아내가 사실은 눈을 뜨기조차 힘들
만큼 머리가 아파 눈을 감고 있었다는 걸 아버지는 알고 있으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.  개밥주러 나가서느
우물가로 향하고 어딘가로 가려다고 대문간에 우두커니 서있다 되돌아 오기 일쑤라는것도 기진맥진한 듯 방으로
기다시피 들어와 겨우 베개 찾아 베고 이마를 찡그린 채 드러눕는 것을 보면서도 외면했다는 아버지...
아내가 배가 아프다면 당신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다는 아버지... 당신이 아프면 아내는 이마를 짚어보고 배를 쓸
어보고 약국에서 약을 사오고 녹두죽을 끓이고 하였지만 당신은 약 지어다 먹으라고 하곤 그만이었다는 아버지.
아내가 장에 탈이 나 며칠씩 입에 곡기를 끊을 때조차 따뜻한 물 한 대접 아내 앞에 가져다줘본 적이 없다는 것을
깨닫는 소설속 아버지는 어쩜 우리 아버지를 참 많이도 닮았다.